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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풀뿌리 ESG시대 열자] RE100과 CF100, 용광로에 녹일 때다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4.08.26 00:11
  •  수정 2024.08.27 00:24

극복해야 탄소중립 가능
한국 탄소문맹 수준…정책 일관성, 신속 대응력 강화 시급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 지구는 올해도 여름 최고 평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극심한 기상 이변에 대혼란을 겪고 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고,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뉴스가 나왔다. 호주 웨스턴호주대학의 맬컴 매컬러교수는 과학 저널 네이처클라이밋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기고한 논문에서 올해 초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9℃에 도달했다는 분명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확실히 1.5℃는 넘었고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2020년대 말 기온 상승 폭이 2도를 넘어, 파리기후협정 상 목표 달성이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까짓 0.5℃ 더 올라간다고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이 경우 지구상의 동물과 식물에 미치는 악영향이 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또한 해수면이 10cm 추가 상승함에 따라 수 천만명이 집을 잃게 된다. 아울러 세계 육지의 20~30%가 사막으로 변하고, 해저 산호초의 99%가 멸종하게 된다.

 

 

기후위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의 감축을 위한 국제적 압박 양상은 국제 통상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등 탄소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사회 전반에 걸쳐 탈탄소화를 진행하였고,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크게 높였다. 유럽 국가들은 ‘무임승차는 없다’며 다른 나라들에게 비슷한 노력과 준수를 요구한다. ESG 공시나 탄소국경세(CBAM) 등 각종 탄소 규제로 공급망 상의 해외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그런데 필자가 기업 강연이나 자문을 통해 확인한 점은 한국은 여전히 ‘탄소문맹’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기후 문제 심각성에 대한 과학 기반의 이해도가 매우 낮을 뿐 더러 탄소 통상 압박의 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니 기업이나 지자체의 몇몇 리더들이 아무리 대응책을 강구해도 조직 구석구석에 뿌리내리는 내재화는 어렵다. 재생에너지 사업은 RE100(재생에너지 100%) 이슈와 직결되며 이는 결국 한국의 중소기업 생존과 그대로 맞물려 있음에도, 이를 모르니 지역마다 ‘우리는 안된다’는 님비(NIMBY) 현상이 극에 달한다.

RE100이니 원자력을 포함한 CF100(무탄소 100%)이니 뭐가 정답이다 하며 팔자 편한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은 안정된 전기 공급과 전기 가격 유지를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재생에너지는 기업들의 탈탄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더불어 꼭 필요하다. 서로 전혀 배타적이지 않다. 서로 손을 잡아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상황에 에너지 원이 정치이념화 되어 태양광은 좌파에너지니, 원전은 우파에너지니 하는 웃지 못할 촌극 앞에는 아연해질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없다. 한국의 탄소 위기 문제 만큼은 모든 걸 다 녹여 하나로 만드는 ‘용광로 모델’로 대응하는 게 맞다. 서로 양보하고 어느 정도 불편과 희생을 감수하되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 기업, 개인 모두 일사불란하게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위기 타개에 솔선해야 한다. 이념과 정파에 포획된 거버넌스를 극복해야 탄소중립이 가능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보거나 선의의 피해를 보는 산업도 개인도 있을 것이다. 정부는 과감하게 추진하돼 추진 과정에서 이들에 대해 보상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오늘날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다양한 문화와 인종, 가치관이 공존하는 다가치 사회다. ‘샐러드볼(Salad Bowl) 모델’과 ‘용광로(Melting Pot) 모델’은 이러한 현대의 다문화, 다가치 사회의 통합 방식에 대한 두 가지 대조적인 접근법이다.

샐러드볼 모델은 사회를 하나의 샐러드로 비유하며, 서로 다른 문화적 특징을 가진 집단이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한다. 이 모델은 다문화 사회에서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특성이 조화를 이루며 사회의 다원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용광로 모델, 사회구성원 간 결속 강화, 일치된 행동 유도해

용광로 모델은 샐러드볼 모델에 대응되는 사회 모델로, 사회 구성원들이 각각의 문화적 특성을 희석 또는 양보하고, 보다 동질적인 사회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역사적으로는 주로 미국이나 중국의 경우에 많이 사용되었다.

미국의 경우 수많은 이주민과 외국인들이 서로 모여 단일한 공통적 문화를 만들어가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쓰였다. 중국처럼 다수 민족과 여러 소수 민족들이 섞여 사는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재료를 용광로에 넣어 하나의 물건을 만들어 내듯 하나의 통합된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 측명에서 동화주의라고도 불린다.

사회 통합 관점에서 샐러들볼 모델이 ESG의 가치에 좀 더 가깝기는 하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유지하며,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창출할 수 있다. 요즘 화두가 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와 일맥상통한다.

이에 비해, 용광로 모델은 사회 전체가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유리한 구조를 제공한다. 다양한 요소들이 융합되어 동질성을 강화하고,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효과적이다. ESG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할 정면돌파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과 같은 상황에서는 용광로 모델이 사회 구성원들 간의 결속을 강화하고, 공동의 목표 달성에 필수적인 일치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박희원 넷제로홀딩스 대표
              박희원 넷제로홀딩스 대표

#박희원은 기업 및 지자체 등의 탄소중립, RE100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넷제로홀딩스그룹 대표다. 속초 등 지자체, 다수 대기업, 중소기업의 넷제로 전략을 자문하고, 현장의 ESG 실무자들을 위한 넷제로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공학박사(에너지자원공학) 학위를 땄다. ‘풀뿌리 ESG’를 주제로 ‘ESG경제’에 칼럼을 연재한다.

Net Zero Academy Signs MOU with UK’s Carbon Literacy Trust to Promote Carbon Education in Korea

August 16, 2024 | ESG Economy

South Korea’s Net Zero Academy has signed a 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 with the UK-based Carbon Literacy Trust (CLTrust), a globally recognized non-profit organization specializing in carbon education. The partnership aims to deliver CLTrust’s internationally certified Carbon Literacy™ education program to Korean companies, public institutions, and civic organizations.

CLTrust provides training programs that raise awareness and empower individuals and organizations to take climate action. More than 730 Carbon Literacy certification programs have been conducted in over 33 countries, including businesses, government agencies, and universities across Europe and Asia.

Under the new agreement, Net Zero Academy will implement CLTrust’s educational program in Korea. CLTrust will also advise the Academy in developing localized training materials tailored to Korea’s unique industrial and cultural context.

Dr. Heewon Park, CEO of Net Zero Academy, emphasized the urgent need to raise carbon awareness in Korea.

“Despite our economic standing, Korea still ranks low in carbon literacy. With carbon issues expanding into international trade and regulatory domains, this partnership aims to enhance public understanding and lead to meaningful climate action,” he said.
“This MOU also opens the door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the UK in climate action and carbon neutrality.”

Net Zero Academy is currently preparing Carbon Literacy programs in collaboration with public organizations including the National Trust for Nature Conservation and the UN Korea Peace and Prosperity Foundation, and plans to deliver its first course to a public enterprise later this month.